제가 여행을 즐기며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점은, 외형적으로 화려해 보이는 곳뿐 아니라 속에 감춰진 이야기가 풍성한 곳을 직접 발로 누비는 즐거움입니다. 수많은 국가를 거쳐 왔지만, 매번 다시 가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의외의 이름이 떠오르곤 하지요. 그중에서도 이번에 소개하고 싶은 곳은 몰타입니다. 지중해 한가운데 놓인 작은 섬나라이지만, 이곳에는 역사 깊은 건축물과 바다를 품은 아름다운 풍광, 그리고 푸근하면서도 세련된 문화가 공존하더군요. 지도로만 보면 유럽 대륙에서 살짝 떨어져 있어 접근하기가 쉬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 막상 도착하고 나면 ‘아, 와볼 만하구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우게 됩니다. 오래된 성당 옆 골목길에서 햇살을 만끽하거나, 해안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바다 너머로 이어지는 탁 트인 풍경에 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지요. 사실 저 역시 처음에 이 섬을 떠올렸을 때는 ‘정말 조용하고 작기만 한 곳 아닐까?’ 하고 선입견을 품었지만, 실제로 머무는 동안에는 매일 색다른 매력을 발견하며 여행의 행복을 만끽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여행 블로거로서 제가 체험한 그 나라의 숙소, 음식점, 술집에 대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어 보려 합니다. 이 세 가지 요소가 여행의 전체적인 만족도를 결정짓는 데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리라 믿어요. 특히 현지 문화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어디서 머물고, 무엇을 먹고, 또 어떻게 밤 문화를 즐기느냐가 중요하잖아요. 제 경험과 함께, 초행이라도 당황하지 않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작지만 실용적인 팁들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숙소
여행을 즐기는 동안 잠자리를 어떻게 정하느냐는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입니다. 낯선 곳에서의 피곤한 일정을 소화해내기 위해서는, 하루를 마무리할 때 편안한 숙소가 필수적이기 때문이지요. 이 섬나라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숙박시설을 만날 수 있는데, 현대적인 호텔부터 고풍스러운 건물을 개조한 부티크 숙소까지 저마다의 개성을 자랑합니다. 저는 주로 수도 발레타(Valletta) 근방에 자리를 잡았는데, 이곳은 관광 명소와 가깝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도 편리했어요. 해안도로를 따라 난 호텔들도 인기가 많지만, 발레타 구시가지에 있는 부티크 호텔들은 전통 건축물 특유의 분위기를 보존하고 있어 여행자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건물 외관은 옛스러운 정취가 물씬 풍기는데, 내부 시설은 모던하게 리노베이션되어 있어 쾌적하게 머무를 수 있었죠. 물론 일행이 많거나 좀 더 자유로운 형태를 원한다면, 아파트먼트 숙박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만난 한 여행자는 장기 체류하면서 직접 장을 봐 요리까지 해 먹고, 현지인처럼 살아가는 느낌을 만끽한다고 하더군요. 그 와중에도 해변가 근처나 발레타 중심가에 있는 숙소를 찾으면, 관광 루트와 접근성이 좋아 일정을 소화하기 훨씬 수월해집니다. 만약 예산을 아껴야 한다면,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도 나쁘지 않은데, 그 과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국적의 여행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도 있지요. 이곳에 머물며 느낀 건, 섬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여유롭고 사람들도 친절해, 숙소 스태프나 이웃과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즐거움이 상당히 크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숙소에서 잠만 자는 것이 아니라, 작은 파티나 함께 식사하는 기회를 갖기도 쉬웠죠. 특히 밤늦게까지 바다 풍경을 즐긴 뒤 숙소로 돌아와, 시원한 바닷바람을 창문 너머로 느끼며 휴식을 취하는 순간은 그야말로 잊지 못할 추억이었습니다. 이처럼 몰타에서의 숙소 선택은 가격과 편의성뿐 아니라, 현지 특유의 감성에 얼마나 녹아들 수 있느냐도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음식점
배가 든든해야 여행도 즐거워집니다. 그렇기에 여정 중에 어떤 음식점을 찾느냐가 가장 즐거운 고민이 되곤 하지요. 이 섬나라는 주변 지중해 국가들의 식문화를 상당 부분 공유하면서도, 자체적으로 발달시킨 독특한 요리들이 꽤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토마토 소스를 활용한 파스타류나 해산물 요리는 이탈리아풍과 흡사해 보이지만, 향신료나 재료를 다루는 방식에서 이곳만의 차이를 느낄 수 있죠. 제가 처음 방문한 레스토랑은 발레타 인근의 ‘Ta’ Kris’였는데, 고풍스러운 건물 한가운데 소박하게 자리 잡은 이곳에서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토마토 조림과 바질, 올리브유가 어우러진 파스타, 그리고 구운 토끼고기 스튜 등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메뉴가 풍부했어요. 양도 넉넉하고 재료가 신선해 ‘이래서 사람들이 몰려오는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한편 세련된 분위기에서 특별한 식사를 원한다면, 산 줄리안(St. Julian’s)이나 슬리에마(Sliema) 해안가 주변에도 깔끔한 모던 레스토랑이 즐비합니다. 바닷가 절경을 내다보며 해산물 플래터나 스테이크, 와인을 곁들여 먹는 맛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낭만적이지요. 저녁 무렵 해가 지기 시작하면 노을과 함께 근사한 디너를 즐길 수 있는데, 야외 테라스에 앉아 지중해의 바람을 느끼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맛뿐 아니라 분위기도 중요시 여기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포인트랍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일정 중간중간 길거리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간식들을 빼놓지 않았어요. 워낙 시장기가 자주 오는 편이라, 이동하면서도 손쉽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주전부리들이 반가웠거든요. 잔잔한 골목을 한가로이 거닐다 보면 작은 베이커리나 카페가 자주 등장하니, 현지의 빵과 디저트를 가볍게 맛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이런 일상의 소소한 먹거리에서도 몰타만의 풍취가 느껴졌고, 덕분에 매 순간을 풍성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바다가 품은 밤문화 (술집)
낮 동안의 아름다운 경치를 실컷 감상했다면, 해가 진 뒤에는 또 다른 재미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술집 탐방이지요. 섬나라 특유의 열정과 활기가 어우러진 밤거리는, 낮 시간대와는 전혀 다른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특히 발레타와 인접한 지역, 그리고 산 줄리안의 펍과 라운지들은 활기가 넘쳐나 술 한 잔 기울이며 자유롭게 즐기기 제격이었어요. 호텔에 일찍 들어가 쉬는 것도 좋지만, 가볍게 맥주나 칵테일을 마시며 바닷바람을 느껴보는 것은 또 다른 여행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제가 기억에 남는 장소로는 ‘Hugo’s Terrace’가 있는데, 세련된 인테리어와 탁 트인 루프탑이 특징으로, 시원한 음료와 함께 멋진 야경을 감상하기 좋습니다. 밤이 깊어질수록 분위기는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죠. 물론 소규모로 구성된 전통 술집이나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작은 바들도 많아서, 취향에 따라 선택 폭이 꽤나 넓습니다. 대화하며 잔잔히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조용한 골목의 와인 바나 현지인들이 오가는 선술집에 들러 보는 것도 추천해요. 의외로 생각보다 한적하고, 주인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친근한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라이브 밴드가 즉흥적인 연주를 선보이기도 해, 생각지도 못한 문화 체험을 하게 되기도 했죠. 이처럼 몰타의 밤문화를 탐험하다 보면, 꼭 대형 클럽이나 번화가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낭만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적당히 열띠면서도 지나치게 혼잡하진 않은 곳들이 대부분이라, 혼자든 일행과 함께든 편안히 다닐 수 있었습니다. 낮 시간에 봤던 해안 풍경과 중세 건축물이 밤에는 조명과 함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므로, 노을 이후로도 도시를 한바퀴 둘러보는 걸 꼭 추천합니다. 그러다 보면 길을 잃을 것처럼 보이는 골목 한 켠에서 소박하고 매력적인 술집을 우연히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결론
돌아보면 여행이라는 건 결국, 내가 직접 겪은 순간 순간들이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어디서 머물렀고, 어떤 음식을 먹었으며, 그리고 밤에는 어떤 기분으로 술 한 잔을 기울였는지 등, 이런 사소한 디테일이 쌓여 전반적인 만족도가 결정되죠. 바로 그 점에서 몰타는 제게 큰 인상을 남긴 곳이었습니다. 좁은 골목과 석조 건물에서 풍겨 나오는 독특한 멋, 길거리를 지날 때마다 들려오는 웃음소리와 해변을 물들이는 푸른 물결은 지금도 생생히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예요. 무엇보다 이곳에서의 일상은 빠르게 달리는 도시 생활과는 다른 결을 보여주었고, 덕분에 제 마음속에도 조금 더 여유롭고 따스한 온기가 차오른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론 전 세계 수많은 여행지가 그렇듯, 한 번의 방문으로 이 나라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단정할 순 없겠지요. 다만 제가 경험한 숙소, 음식점, 술집 모두에서 크고 작은 감동을 얻었기에, 이 섬을 두고두고 떠올리며 다시 갈 날을 계획하게 됩니다. 다음번에는 또 어떤 색다른 곳을 발견하게 될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 교류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커요. 이런 마음이야말로 우리가 계속해서 여행을 떠나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아직 이곳을 방문하지 않으셨다면, 저처럼 직접 발걸음을 옮겨 섬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시길 권합니다. 아마도 그 순간부터, 여러분 역시 ‘이곳에 오길 잘했구나’ 하는 따뜻한 감동을 얻으실 거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