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러 번의 해외여행을 거치며 다양한 도시와 사람들을 만나는 기쁨을 누려 왔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마음 깊이 남는 장소들은 공통적으로 독특한 기후와 문화를 지닌 지역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색적인 풍경과 특색 있는 음식, 친절한 현지인들의 모습을 마주할 때면, 평소에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설렘이 가슴 한편에서 차오르곤 하죠. 이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조금 더 북쪽 지방, 그러니까 차가운 바람과 눈이 많을 것 같은 지역에 대한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늘어났습니다. 그러던 중에 알게 된 곳이 일본의 최북단으로 꼽히면서 풍요로운 자연과 도시적인 매력을 동시에 지닌 지역이었는데, 바로 훗카이도였습니다. 겨울에는 새하얀 설원이 펼쳐지고, 여름에는 푸른 초원이 끝없이 펼쳐지며 계절마다 색다른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 여행 목록에 단숨에 이름을 올렸죠. 실제로 이곳을 찾아가 보기 전까지는 그저 ‘눈이 많이 오는 지방’, ‘맛있는 해산물이 풍부한 곳’ 정도로만 막연히 생각했지만, 막상 도착해서 직접 사람들과 소통해 보니 도시마다 특별한 에너지가 넘쳐흐른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일본 중부나 남부 지역과 달리, 기온이 낮아도 시종일관 깔끔하게 정비된 도로와 건물들이 도시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듯했어요. 여행을 계획하던 당시에는 삿포로와 오타루, 하코다테 등에 관한 정보를 주로 얻었는데, 실제로 가 보니 숙소 선택부터 음식, 쇼핑 장소에 이르기까지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매우 많았답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 또한 새로운 곳을 탐험하는 여행자의 기쁨이었기 때문에, 오늘은 제가 머무르며 직접 겪었던 숙소, 음식점, 그리고 쇼핑 이야기를 정리해 보려 합니다.
편안한 숙소
여행에서 숙소를 고를 때는 장소의 편리성과 분위기를 함께 고려하는 편인데, 숙소를 구할 때는 훗카이도의 대표 도시 중 하나인 삿포로를 중심에 두고 일정을 세우는 것도 좋은 전략인 것 같습니다. 저는 삿포로역 인근의 호텔을 선택했는데,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가 무척 수월했기 때문이죠. 예컨대 JR 타워 호텔 닛코 삿포로(JR Tower Hotel Nikko Sapporo)는 삿포로역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 날씨가 궂을 때도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고, 고층 객실에서 내려다보는 도시 전경은 여행의 설렘을 한층 더 북돋워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피곤한 몸을 풀어 줄 수 있는 온천 시설이 마련되어 있는 곳이 많아, 장거리 이동으로 쌓인 피로를 말끔히 덜어 내기 좋았죠. 한편, 조금 한적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오타루나 하코다테 같은 항구 도시에 자리한 소규모 료칸 혹은 게스트하우스를 고려해 보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특히 오타루 운하 주변에는 고풍스럽게 리모델링한 건물이 많아,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거든요. 밤이 되면 운하를 따라 은은한 조명이 반짝이고, 가벼운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머무는 내내 차분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침 일찍 숙소 앞을 거닐며 해안가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이 정말 좋았는데, 항구 특유의 청량한 바다 내음과 신선한 아침 공기가 합쳐져 하루를 기분 좋게 열기에 그만이었죠. 결국 어떤 도시에서 묵든지 간에, 이동 동선을 미리 파악하고 내가 원하는 여행 콘셉트에 어울리는 숙소를 찾는다면 보다 풍성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삿포로의 시끌벅적한 거리 풍경이 좋다면 역세권 호텔을, 한적한 바닷가 정취와 낭만을 느끼고 싶다면 항구 도시의 료칸을 택해 보세요.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하니, 미리 여러 후기와 정보를 살펴본 뒤에 스스로에게 가장 잘 맞는 스타일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점
어디를 가든 그 지역 음식점에서 훗카이도만의 특색을 제대로 맛보는 일은 절대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삿포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신선한 해산물과 라멘인데, 노포로 알려진 라멘 가게부터 최근 트렌드에 맞춰 깔끔한 인테리어를 갖춘 신생 가게까지 선택지가 무궁무진하죠. 특히 삿포로 라멘은 진한 미소(된장) 국물로 유명한데, 제가 방문했던 ‘엘멘초(えびそば一幻)’ 같은 곳에서는 새우 베이스 국물이 특별한 풍미를 내 줘서 줄을 서서라도 맛볼 가치가 충분했습니다. 물론 취향에 따라 쇼유(간장)나 시오(소금) 라멘을 선호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저는 현지에서 만들어진 미소 특유의 깊고 달큰한 맛에 한동안 빠져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한편, 오타루로 넘어가면 신선한 초밥을 꼭 맛봐야 한다는 점에 모두 공감하실 텐데요. 예를 들어 ‘오타루 마사즈시’ 같은 인기 초밥집에서는 두툼하고 싱싱한 해산물을 아낌없이 올린 초밥을 즐길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관광객이 많아 다소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는 평도 들리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죠. 더불어 이 지역에서는 곰새우나 방어 같은 해산물을 철 따라 맛볼 수 있으니, 방문 시기에 따라 계절 메뉴를 눈여겨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또 하코다테에 가면 ‘하코다테 아침시장’에서 아침부터 사시미 덮밥을 푸짐하게 즐길 수도 있는데, 갓 잡아 올린 해산물에서 오는 깨끗하고 달큰한 풍미가 일품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신선한 재료가 들어오는 만큼 품질은 말할 것도 없고, 시장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현지인들과 어우러지는 경험도 가치 있죠. 이처럼 지역마다 다른 미식 풍경이 펼쳐지니, 여행자에게는 매 식사 시간이 곧 새로운 발견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다채로운 쇼핑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면, 자연스럽게 기념품이나 현지 아이템을 둘러보는 쇼핑 코스가 뒤따르게 마련입니다.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훗카이도의 여러 지역 중에서 삿포로 시내는 유독 쇼핑몰과 백화점, 그리고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몰려 있어 쇼핑 욕구를 만족시키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JR 삿포로역 인근에는 다이마루 백화점, 에스타(ESTA), 아피아(APIA) 지하상가 등이 연결되어 있어 날씨와 상관없이 편안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죠. 여기서는 패션 브랜드부터 잡화, 기념품 코너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 가족이나 친구에게 선물할 만한 물건을 찾기에도 수월합니다. 만약 좀 더 지역색이 짙은 제품을 원한다면, 삿포로 시내의 타누키코지 상점가나 스스키노 지역에 자리한 작은 수공예품 가게들을 방문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캐릭터 상품이나 예쁜 문구류, 그리고 독특한 공예품 등을 찾다 보면 어느새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게 되지요. 오타루 역시 유리공예가 유명해 크고 작은 공방이 많은데, 직접 만든 유리 장식품이나 악세서리를 하나쯤 사 와서 집 안에 두면 여행의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답니다. 또 달콤한 디저트나 과자를 찾으신다면 ‘시로이 코이비토(하얀 연인)’ 초콜릿으로 유명한 이시야(ISHIYA) 공장 견학도 흥미로운 코스가 됩니다. 이 밖에도 하코다테의 가네모리 붉은 벽돌 창고처럼 옛 건물을 개조해 복합 문화 공간으로 만든 곳에서는 소품샵과 레스토랑이 함께 있어, 쉬엄쉬엄 구경하다가 멋스러운 기념품을 발견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결국 쇼핑도 단순한 소비 행위를 넘어, 지역 특유의 색감과 취향을 직접 체감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여행의 설렘은 늘 출발하기 전부터 시작되지만, 막상 현지에 도착해서 보고 먹고 느끼는 과정에서 얻는 감동은 훨씬 더 크고 진하게 다가오는 법입니다. 이처럼 훗카이도를 둘러보며 숙소, 음식점, 쇼핑까지 다채로운 경험을 쌓다 보니, 여행 후에도 훗날 그 모습이 아른거리는 순간이 참 많았습니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이 다르듯, 어떤 이는 새로운 음식을 탐구하는 데 열중하고, 다른 이는 한적한 호텔 방에서 독서를 즐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떤 방식이든 이곳이 선사하는 풍부한 자연경관과 세련된 도시 문화가 어우러져, 잊지 못할 시간을 만들어 준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요. 실제로 제가 만난 많은 여행자들도 이 지역의 탁월한 매력에 감탄하며, 재방문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많았답니다. 언어의 장벽이 있더라도 친절한 안내 표지와 편리한 교통 시스템 덕분에 이동이나 숙소 이용에 큰 어려움은 없었고, 오히려 일본만의 섬세한 환대 속에서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사진첩과 기념품들을 꺼내 보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음에 다시 방문하면 어디를 가볼까’ 하는 설렘이 싹트곤 합니다. 아마 이것이 여행이 주는 무한한 가능성과, 우리가 늘 새로운 목적지를 꿈꾸게 되는 이유겠지요. 가슴속에 잠든 모험심을 깨워 보길 원한다면, 이 북쪽 땅에서 감성 가득한 순간들을 직접 채집해 보시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